가이공주 1.2  |  2002년 11월 출판 | 소담출판사

불꽃처럼 뜨겁지만 한없이 감미로운 사랑, 가비공주

<가이공주>는 전2권으로 되어 있다. 그 중 1권은 비운의 왕녀 가비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풍요가야의 둘째공주인 가비공주는 어려서부터 총명함과 아름다움으로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아버지 호우왕과 가신은 그녀의 야심과 권력에 대한 욕심을 염려한다. 그녀의 동생 들꽃공주와 큰가야의 조용왕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 그러나 소심하고 나약한 성품의 조용왕자는 자신이 후계자로 지목되자 자신의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똑똑하고 아름다운 가비공주에게 구혼한다.
가비공주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비록 태백산의 약초꾼이라는 천한 사내였으나 뜨거운 열정과 불꽃 같은 사랑이 있고, 그녀의 허전한 가슴을 쉬게 해줄 수 있는 편안하고 넓은 가슴을 간직한 남자였다. 가비공주는 그의 품 안에서만 진실된 남자의 사랑을 알 수 있었다.
화려한 생활과 야심을 버리고 태백산 약초꾼의 아내가 될 것인가, 남자다운 매력이나 강한 끌림은 없지만 왕비라는 확실한 지위를 택할 것인가. 그녀의 마음은 조용왕자와 결혼할 결심을 하지만 몸은 어느새 태백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짙은 외로움이 가슴을 파고들었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은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여흥에 자신만이 철저히 외면당한 채 고립된 것 같았다. 가비공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진정하려 해도 눈물은 마음을 적시며 아픔으로 알알이 박혀갔다. 결혼식이 흥겨움으로 들떠가며 웃음소리가 퍼져갈 때, 가비공주의 마음에 박혀 있던 눈물이 방울방울 발밑으로 떨어졌다. 

 들꽃 같은 청초함과 강인함을 지닌 사랑, 가이공주

 태백무예를 완수하여 무인의 최고 경지에 도달했으나 마음은 여리고 순수한 가이의 사랑이 2권에서 시작된다.

 그의 긴 머리가 휘날리는 걸 보면 바람이 불고 있나 보다. 그러나 어느새 바람소리도 파도의 일렁임도 멎은 듯 모든 것이 정지되었다. 서서히 주위의  모래가 없어지고 바다도 사라져갔다. 오직 메아리 되어 울려퍼지는 어부의 잔잔한 목소리와 햇볕에 반사되어 빛나는 희고 창백한 그의 모습만 존재  했다. 가이공주는 어부에게 무슨 말인가 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가이공주는 동해 바다와의 만남을 이렇게 얘기한다. 그를 보았을 때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그 남자를 제외한 주위는 모두 흐릿해지  며 사라졌다. 오직 그녀와 그 남자만 서 있을 뿐. 짧은 만남이었지만 가이공주는 그를 본 순간 사랑에 빠졌다. 그 남자는 바로 동해 용왕, 즉 동해의  신이었다. 큰가야와 풍요가야의 예견된 지도자인 가이공주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활왕자가 있었고, 미래의 왕이 되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는 신의  계시도 있었기에 자신의 사랑을 단념하려 했으나, 그 어떤 것도 가이공주의 사랑을 붙잡지 못했다. 결국 그녀는 사랑을 찾아가 동해 바다에게 묻는  다.
 "내가 당신과 함께하려면 어떡해야 하나요?"
 그러나 동해 바다는 태극무예에 도달한 가이공주라 할지라도 인간이 자연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불가능한 일인 줄 알기에 당신이 나와 함께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영원히 당신만을 사랑하겠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이공주는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고 번개를 만들고, 용을 부리고, 물고기를  부르고, 육체 버리기를 시작한다…….